센토사 섬으로 입성하다
첫 2일 동안 싱가포르 다운타운을 열심히 돌아다닌 후, 셋째 날 드디어 센토사 섬으로 입성하게 되었다. 이 날은 다양한 곳을 돌아다니기보다 센토사섬 해변 위주로 즐겼다. 가장 유명한 비치로는 팔라완 비치와 실로소 비치가 있는데 같은 날 두 곳 모두 가게 되었다. 두 비치가 각각 분위기도 다르고 장단점이 있어 후에 자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센토사섬에서 즐길 수 있는 건 크게 두 가지인데 바로 해변과 유니버설 스튜디오이다. 같은 날 두 곳을 다 가기는 힘들기 때문에 적어도 2일 정도 센토사에서 숙박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글에서는 센토사 비치에 대한 후기를 써보겠다.
딘타이펑 (Din Tai Fung)
센토사섬으로 출발하기전 점심은 딤섬 전문점인 딘타이펑에서 먹었는데 레플즈 시티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웨이팅을 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바로 착석하였다. 샤오룽바오라고 하는 딤섬이 가장 맛있는데, 여타 딤섬과는 다른 특색이 있다. 딤섬 속이 고기국물로 가득 차 있어 먹기 전 젓가락으로 구멍을 내어 국물을 먼저 먹고 딤섬을 먹으면 최고다. 한국 만둣국에 나오는 만두처럼 촉촉한데,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라 더 편하다. 딤섬 외에 나머지 반찬들도 모두 맛있었는데, 특히 모닝글로리 볶음이 마음에 들었다. 음식들이 과하게 짜지 않고 간이 심심해서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정말 싱가포르 와서 가는 음식점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여행이 더 풍요로워지는 느낌이다.
빌리지 호텔 센토사 (Village Hotel Sentosa)
점심을 먹고 택시를 타고 센토사섬으로 이동하였다. 빌리지 호텔을 예약했는데, 알고보니 체인점이었다. 칼튼호텔보다는 조금 저렴한데 수영장이 맘에 들어서 골랐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으로 향했는데, 수영장에서 바로 센토사 풍경이 보이는 뷰였다. 썬베드와 쉬는 장소들도 잘 되어 있어 수영장은 꽤 괜찮은 호텔이다. 조식뷔페도 서양식 동양식 골고루 있고 특히 국수가 맛있었다. 최고는 아니지만, 아침식사로는 충분히 먹을만하다. 그런데 호텔 셔틀버스가 시간대를 지키지 않아 컴플레인을 하게 된 적이 있는데, 이때 계속 변명만 하려는 매니저의 태도에 실망했다. 이외 호텔의 시설 자체는 만족하였다. 복도마다 라면, 음료수를 파는 자판기도 있어 주변에 나가지 않고도 간식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팔라완 비치 (Palawan Beach)
호텔에서 수영 후 바로 실로소 비치로 향했다. 실로소 비치는 생각보다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분위기가 차분하고 조용했다. 해변에 출발드림팀이 했던 것처럼 물 위에 놀이터를 만들어놓았다. 그런데 주변에 먹는 곳이 별로 없고 사람도 많이 없어서 진짜 조용히 쉬고 싶은 사람들에게 제격인 해변이다. 해변이 별 거 없는 대신에 다리를 건너 팔라완 섬에 가볼 수 있다. 빅 브리지라는 긴 흔들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너비가 좁아 사람이 양쪽에서 오면 불편하다는 점이 있다. 그렇게 다리를 건너면 팔라완 타워라고 정자를 만들어놨는데, 높진 않지만 올라가면 팔라완 비치 풍경과 바다가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사진 찍기 좋다. 팔라완 비치가 그냥 조용한 비치라면 실로소 비치는 그의 정반대인 곳이다.
실로소 비치 (Siloso Beach)
센토사섬에는 무료로 셔틀버스(버스라고 하기엔 조금 작은)가 팔라완 비치와 실로소 비치를 이어준다. 그것을 타고 실로소 비치로 이동했는데, 팔라완 비치와는 180도 다른 분위기다. 해변 바로 앞에 파라솔이 있는 식당들이 여러개 있고, 사람도 많아 진짜 해수욕장을 온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우선 배가 고파 테이블을 하나 잡고 음식을 시켰는데 역시나 가격이 말도 안 되게 비쌌다. 음식 하나당 기본 30불은 했다. 그래도 다른 방도가 없으니 먹었는데, 맛은 꽤 괜찮았다. 센토사 쪽 바다는 수심이 깊어 사람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크게 제한해 놓았는데, 실제로 미터 간격으로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기 때문에 정말 모래사장 코 앞에서만 놀았다. 그래도 파도가 꽤 쌔서 재미는 있었다. 파라솔과 썬배드가 있는 식당들이 모래사장을 다 차지하고 있어, 정작 사람들이 모래놀이 할 수 있는 지역은 팔라완 비치보다 훨씬 작았다. 그렇게 열심히 수영을 하고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센토사 섬의 장점은 갈 만한 명소들이 모두 가까운 곳에 몰려 있어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기 좋다는 것이다. 무료로 운영하는 비치 셔틀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센토사 섬 첫인상
필자는 당일치기로 두 비치를 모두 다녀왔다. 팔라완 비치, 실로소 비치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하다. 해수욕장에 놀러온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실로소 비치, 그냥 조용히 휴양하고 싶다면 팔라완 비치를 추천한다. 센토사섬은 비치 주변 말고는 로컬에 관광객을 위한 먹거리나 마트를 따로 찾아가기가 불편해서 먹거리를 미리 사들고 섬에 가거나 하는 게 좋다. 빌리지 호텔에 대해 평가를 하자면 4점 정도 주고 싶다. 방 자체는 깨끗하고 좋고, 조식도 먹을만하다. 수영장도 구조와 뷰는 괜찮은데, 수질이 좀 더럽다. 관리를 하는 사람도 안 보이고, 구조대원도 없다. 썬베드가 수영장 바로 입구에 있어 누워 있다가 물벼락 맞는 구조여서 조금 아쉽다. 호텔 복도에 자판기를 설치한 거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그리고 컴플레인 건에 대한 보상으로 리무진을 제공받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좋은 호텔이라고 할 수 있다.